Editor's Note
아침저녁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습니다. 옷장 안쪽에서 작년에 입던 플리스를 꺼냈다가, 떡진 털을 보고 잠깐 멈칫하신 분도 있을 겁니다. 이번 호는 그 멈칫하는 순간에서 출발합니다.
새 옷을 사기 전에 라벨의 숫자부터 읽어 보는 것. 시드니 항공권을 결제하기 전에 공항 코드 세 글자를 확인하는 것. 해리포터 특별전 얼리버드를 누르기 전에 그 티켓을 쓸 수 있는 날짜부터 세어 보는 것. 돈을 더 쓰는 것보다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쪽이 결과를 바꿉니다.
올가을 야구장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리그에서 19번째로 돈을 쓴 팀이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두 배 넘게 쓴 다저스의 감독조차 모든 면에서 졌다고 인정했습니다. 몸값 경쟁 대신 선수를 보낼 때와 키울 때를 정확히 골랐고, 새로 생긴 규칙을 누구보다 먼저 익혔습니다. F1은 차를 바꾸지 않고 카메라를 허락하는 것만으로 팬을 8억 명 넘게 모았습니다. 둘 다 가진 것의 크기가 아니라 쓰는 방향을 바꾼 경우입니다.
부엉이 대신 메일함으로 도착한 이번 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목만 보고 넘기면 그냥 지나가는 소식이지만, 한 번 열어 보면 이번 주에 바로 적용할 기준이 하나쯤 손에 남습니다. 참, 얼리버드 판매는 11월 15일까지입니다.
TOP STORY : 연봉 19위 팀이 우승했다, 밀워키가 돈 대신 쓴 것 NX PICK : 열한 살에 못 받은 호그와트 입학 통지서, 성수동으로 옵니다 LIFE : 작년에 산 플리스가 떡진 이유, 세탁기 앞에서 생겼습니다 PLAY : 시드니 항공권의 세 글자, SYD인지 WSI인지 확인하셨나요 INSIGHT : "젊은 팬은 돈이 없다"던 F1, 지금 팬 절반이 35세 미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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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9위 팀이 우승했다, 밀워키가 돈 대신 쓴 것]
10월 28일 밤, 9회 말 마지막 아웃카운트. 밀워키 브루어스가 창단 57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이 팀의 시장 규모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꼴찌, 연봉 총액은 19위입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4전 전승으로 꺾은 다저스는 브루어스보다 두 배 넘는 돈을 쓴 팀이었습니다.
돈을 가장 많이 쓰는 팀이 이긴다는 공식, 브루어스는 무엇으로 깼을까요?
- 팔아야 할 때 파는 용기 : 리그 정상급 마무리를 내주고 데려온 포수가 월드시리즈 MVP가 됐습니다
- 신인왕 후보를 보낸 트레이드 : 그 대가로 온 9번 타자가 다저스를 무너뜨린 쐐기 홈런을 쳤습니다
- 데뷔 전 계약 : 빅리그 경기를 한 번도 뛰지 않은 19세에게 8년 8,200만 달러를 걸었습니다
- 최저 연봉 에이스 : 연봉 78만 달러 투수가 평균자책점·탈삼진 메이저리그 1위
- 로봇 심판 챌린지 : 올해 처음 도입된 규칙을 가장 많이 쓴 포수가 판정 105번을 뒤집었습니다
다저스 감독도 시리즈를 마친 뒤 모든 면에서 졌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우승을 '돈은 중요하지 않다'로 읽으면 절반만 본 셈입니다. 한 달 뒤 노사협약 만료를 앞두고, 이 트로피는 샐러리캡 찬성과 반대 양쪽의 근거로 동시에 쓰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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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에 못 받은 호그와트 입학 통지서, 성수동으로 옵니다]
열한 살 생일 무렵, 창밖에서 부엉이를 기다려 본 적 있나요? 그 편지가 이번 겨울 성수동에 도착합니다. 해리포터 공식 라이선스 전시 '해리포터 호그와트 특별전'이 12월 17일부터 내년 6월 20일까지 서울숲 옆 더서울라이티움에서 열립니다. 영화 1편 개봉 25주년, 지하철 한 번이면 닿는 호그와트입니다.
입장하는 순간 관람객은 학생이 아니라 먼저 '초대받는 사람'이 됩니다.
- 시작은 벽난로 : 수백 통의 입학 통지서가 쏟아지는 장면에서 여정이 열립니다
- 4개 존 12개 공간 : 9와 3/4 승강장, 공중에 뜬 초 아래 대연회장, 퀴디치 경기장, 금지된 숲까지 순서대로 걷습니다
- 직접 거는 마법 : 계단 벽면의 움직이는 초상화 속에 내 얼굴이 들어가고, 패트로누스도 직접 불러냅니다
- 얼리버드 28,000원 : 정가보다 7,000원 싸고 랜덤 키링까지, 판매는 11월 15일까지
- 꼭 볼 날짜 : 얼리버드로 입장할 수 있는 날은 186일 중 단 46일
다만 미리 알고 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영화 촬영 소품을 보러 간다면 기대와 다를 수 있습니다. 영화 속 공간을 걷고, 사진을 남기고, 굿즈를 고르는 전시에 가깝습니다. 편지로 시작한 여정이 어디서 끝나는지, 얼리버드가 이득인 사람과 아닌 사람은 누구인지 정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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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산 플리스가 떡진 이유, 세탁기 앞에서 생겼습니다]
패딩은 이르고 맨투맨 한 장은 춥습니다. 이맘때 옷장 안쪽에서 다시 꺼내는 옷, 플리스(후리스)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산 그 플리스, 털이 떡지고 보풀이 일어나 있진 않나요? 한 시즌 만에 망가진 이유는 대부분 세탁기 앞에서 생깁니다.
매장에서 비슷해 보이는 플리스도 털결과 원단 무게가 제각각입니다. 고르는 법과 빠는 법만 알아도 덜 후회합니다.
- 후리스=플리스=뽀글이 : 이름은 셋이지만 모두 같은 옷입니다
- 라벨의 100·200·300 : 원단 1제곱미터의 무게, 고민된다면 가장 많이 찾는 200부터
- 숫자의 함정 : 무거울수록 따뜻할까? 측정해 보니 비례하지 않았습니다
- 털결 4종 : 마이크로·폴라·그리드·쉐르파, 출근 이너인지 주말 아우터인지에 따라 고르는 법이 다릅니다
- 섬유유연제는 빼세요 : 부드럽게 하려다 원단에 막이 씌워져 오히려 촉감을 망칩니다
1981년 등산가를 위한 보온재로 태어난 이 원단은 올가을 무신사에서 출시 당일 준비 물량을 모두 소진할 만큼 일상복이 됐습니다. 그만큼 고를 게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장바구니에 담기 전 확인할 네 가지, 털을 살리는 세탁법 일곱 단계, 이미 생긴 보풀을 정리하는 도구까지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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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항공권의 세 글자, SYD인지 WSI인지 확인하셨나요]
'시드니'라고 적힌 항공권, 공항 코드까지 확인하셨나요? 오랫동안 시드니의 하늘길은 SYD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10월 25일부터 출발 게시판에 WSI라는 낯선 세 글자가 올라왔습니다. 호주에 50여 년 만에 새 대형 공항, 웨스턴 시드니 국제공항이 문을 열었습니다.
두 공항은 도로로 40km 넘게 떨어져 있습니다. 공항을 잘못 찾아가면 비행기를 놓치기에 충분한 거리입니다.
- 24시간 공항 : 밤 11시면 문을 닫는 SYD와 달리 통금이 없어, 심야·새벽 시간표가 가능해집니다
- 싱가포르 경유라면 : 11월 23일부터 싱가포르항공이 매일 WSI로 들어옵니다
- 지하철은 아직 : 메트로는 2027년 말 목표, 당분간은 역에서 무료 셔틀로 30분
- 나무 천장 터미널 : 베이징 다싱 공항을 설계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의 작품
- 한 지붕 아래 : 국내선과 국제선 탑승구가 한 터미널에 모여, 갈아탈 때 건물을 옮기지 않아도 됩니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은 여전히 SYD로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WSI는 누구에게 더 유리한 공항일까요? 도심에 묵는 여행자와 블루마운틴으로 향하는 여행자의 답은 다릅니다. 두 공항 비교표와 떠나기 전 체크리스트를 정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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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팬은 돈이 없다"던 F1, 지금 팬 절반이 35세 미만입니다]
2014년, 40년 가까이 F1을 이끈 수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은 팬은 롤렉스를 살 돈이 없으니 쫓을 이유가 없다고. 12년이 지난 지금, F1을 따르는 사람은 8억 3,000만 명. 새로 들어온 팬 4명 중 3명이 여성이고, 전체 팬의 43%가 35세 미만입니다.
차가 더 빨라진 것도, 규칙이 쉬워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바뀐 건 서킷 밖이었습니다.
- 첫 번째 결정 : 팀과 드라이버에게 카메라와 SNS를 허락했습니다
- 넷플릭스의 진짜 역할 : F1을 처음 알게 된 경로는 다큐보다 SNS와 가족이 더 많았습니다
- 홍보가 매출이 되다 : 영화 ‘F1 더 무비'는 한국에서만 500만 관객을 불러 모았습니다
- 경기장을 직접 사다 : 라스베이거스에 2억 4,000만 달러를 들여 1년 내내 문을 여는 공간을 지었습니다
- 다음 세대에게 먼저 : 레고로 10개 팀 차량을 내놓고, 여성 레이싱 시리즈를 키웁니다
그런데 2026년, F1은 새로 모은 팬을 지키는 더 어려운 숙제 앞에 섰습니다. 유료 중계로 옮긴 뒤 미국 시청 가구가 줄었고, 오랜 팬들은 우리가 소수가 됐느냐며 반발합니다. 팬이 들어올 문을 여러 개, 낮게 만든 F1의 방식은 브랜드든 개인이든 그대로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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